나는 내가 누군지 잊었어요..mp3

나는 내가 누군지 잊었어요 이 곳에는 수많은 이들이 머무르고 떠나는데 누구도 내가 되는 길고 거끼는 영겁 속에서

우리 우리가 되었죠

단지 사랑할 뿐 목적을 찾아 헤맬 뿐으로

카르니스는 자신의 손에 쥐여진 나무 손잡이를 날카로운 손 끝으로 쓰다듬었다. 버석한 겉 면을 따라 올라가면 고리에는 부서져 문이 활짝 열린 월광등이 힘겹게 겨우 매달려 있었다. 검은 손으로 문을 닫으면 다시 열리기를 반복한다. 안에는 타다 남은 요정의 날개 가루가 먼지와 함께 잔뜩 끼어 있었다. 그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서 희미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여왕에게 받은 광휘를 들어 길을 밝히는 인도자가 몸을 일으키고 부서진 월광등을 치켜 들었다. 삿된 것을 불사지르는 팔라딘이 암시야 속에서 형체를 분간했다. 겁에 질린 드로우 소년은 거미 다리를 바닥에 끌며 뒤꽁무니를 낮추었다. 그것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져 마치 하나의 생명체로 보였다. 수풀 사이로 드러난 인영을 본다. 그것은, 겁에 질린 티플링이었다. 밝은 뿔, 헝클어진 머리, 색 다른 두 눈동자는 홍채가 똑같이 커져 있었지. 고개를 숙이면 눈동자 안에 비치는 것은 누구라도 두려워 할 유령 같이 흰 거미의 얼굴이었다. 그는 숨 막히는 그림자가 거둬진 땅에서 여적 횃불 없는 것들이 어색해 보였다. 이제 인도자는 없고,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일 따름이다. 드로우는 무감정하게 티플링을 내려다보았다.

하등한 것이 공포에 질린 주제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내, 내가 네 여왕 폐하야!"

[드라이더 : 통찰 대성공] [바드 : 기만 실패]

언더다크에는 태양이 없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어둠을 몰아내기 위해 불과 빛을 만든다. 그림자 속에는 맹수가 도사리고 있는데, 이것은ㅡ 살기 위해 자신에게 불을 붙이고 있다. 검은 자위 속에서 눈동자가 움직였다. 드로우의 말을 가로챈 것은 거미였다. 의식에 떠올랐던 자아들을 짓누르고 몸을 일으켜 세운 희고 검고 거대한 그림자가 입을 열었다.

"확실합니까?"

티플링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그는 살아있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었다. 만약 내가 저 자였다면, 나는 그럴 수 있었을까?